08.07 낙산공원


낙산 올라가는 길

사실 올라갈 예정이 없었던 길이었다. 동대문에서 볼일을 보고 새로 개시한 필름이나 좀 써볼까 하고 주변을 찍으면서 집에 가려고 동묘역으로 거슬러 올라가던 청계천길에 저 빛을 보았다.

왠지 일몰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과 과연 내가 얼마 만에 낙산공원에 갈 수 있을까를 고심해봤다. 30분 남짓, 일몰시간은 1시간이 남았다. 해볼만하다 싶어 발길을 돌려 목적지를 향했다.

마스크를 쓰고 백팩에 메고 언덕을 그것도 빠른걸음으로 오르려니 숨이 막히고 이미 머리는 젖어가면서도 볼 수 있다는 그 생각에 발걸음은 빨라지고 있었다. 올라가면 ‘어떤 풍경이 나를 기다릴까?’ 라는 기대감과 함께.

도착하고 보니 아직 해는 보이지 않고, 좀 기다리면 해가 보일것 만 같아서 벤치에 앉아 남은 필름수를 보면서 간신히 선풍기를 꺼내 땀을 식히고 있는데, 이미 와 있던 카메라를 든 아저씨가 말을 건넨다.

“어떤 카메라예요?” 로 시작해서 한 5-10분을 필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해가 보일 듯 하니 사진을 다시 찍으시는 것 같아서 나도 찍기 시작했다.

햇님 등장

일출은 나름 찍고 다녔지만, 일몰은 몇번 없었던 것 같다. 일몰도 구름때문에 찍기가 쉽지가 않은데 아저씨가 말한 한달 전보다는 화려하지는 않지만, 비떄문에 해가 그리웠으니 이것만으로도 고마울 따름이었다.

이제 해가 지나가면 남은 한 컷을 또 찍어야지 하는 순간.

AE-1과 득템 커피

아저씨가 사진을 열심히 찍는게 좋아보인다면서 시원한 커피를 건네주셨다. 어지간히 몰골이 힘들어보였나보다 싶기도 했지만, 마치 산을 오를 때 만나는 사람들이 덕담을 건네거나, 초콜릿 하나 주는 것 같은 것과 같은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어 감사히 받았다. 취미가 같다는 것은 동질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구나 싶기도 하고..

구름이 걷혀진 일몰풍경

이렇게 땀을 흘려 받은 일몰의 풍경은 하루의 선물 같았다. 그저 해는 뜨고 지는 것일 뿐인데도 나는 매일 흐름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을 볼 때마다 하는 것 같다. 매일의 내가 다른 것처럼 다른 풍경처럼 보이고, 느껴지는 것이겠지.

이제 안녕
일몰 영상
어둠으로 가는 시간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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